스틸 컷: 1950-1960년대 김한용 아카이브
2022.09.27 ~ 2022.10.25
김한용

■ 전시개요


  스페이스22와 이안북스는 공동주최로 매년 한국 근현대사에 대표적인 사진작가를 선정하고 이를 시각문화사적 측면에서 연구자료이자 작품집으로 소개하는데 목적을 두고 기획해왔다. 2022년에는 70년대 한국 광고사진의 대표적인 사진가이고 구십 평생 사진가의 삶을 살았던 김한용의 1만여점 아카이브 중 작가가 광고사진에 입문하기 전에 제작한 영화 스틸 컷 500여점을 최초로 발표한다. 1950-60년대 한국 영화 홍보 및 마케팅에서 영화 스틸 컷은 어떤 역할을 하였으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스틸 컷은 영화 내용을 소개하고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는 현재의 트레일러와 같은 역할을 함과 동시에 감독이 제작자에게 당일의 제작 현장을 공유하고 제작비를 청구하는 보고의 수단으로도 쓰였다. 김한용의 스틸 컷은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예술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작품이며 동시에 한국영화사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기록이다. 배우와 영화 장면의 기록뿐만 아니라 감독, 스텝, 촬영 현장 밖의 모습도 담겨 있어 한국 영화의 제 1전성기인 1950-60년대의 영화의 흐름과 제작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김한용(1924-2015)의 초기 작업인 영화 스틸 작업은 꿈(1955, 신상옥 감독), 구원의 정화(1956, 이만흥 감독)를 시작으로 두 남매(1958, 홍일명 감독), 독립협회와 청년 이승만(1959, 신상옥 감독), 청춘화원(1960, 이강천 감독), 죄 없는 청춘(1960, 이용호 감독), 정열 없는 살인(1960, 이성구 감독), 나그네(1961, 이강천 감독), 악의 꽃(1961, 이용민 감독), 사랑이 문을 두드릴때(1961, 이성구 감독), 귀향(1962, 정일택 감독), 인목대비(1962, 안현철 감독), 그늘진 순정(1968, 안경호 감독) 등의 13편이 남겨졌다. 당시 사진가는 스틸맨으로 영화 스텝의 일원으로 참여하였다. 원본은 감독이나 제작자가 가져가서 남아 있지 않지만 B컷이 작가에 의해 버려지지 않고 보관되었다. 김한용의 영화 스틸 컷은 많은 수량은 아니지만 원본 영상 필름이 남아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영화의 장면을 가늠할 수 있는 귀중한 이미지이다. 또한 배우, 감독, 조명, 로케 현장, 그리고 당시 상영되었던 극장 간판과 충무로 등 영화 밖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다. 김한용은 1950년대 초기 보도 사진가로 시작하여 1960년대 영화 스틸 작업 및 육군홍보자료 촬영을 하였으며 1970년대에 이르러 광고 사진가로 명성을 얻게 된다. 2000년대 이후로는 2010년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한 국제적인 현대 미술 전시에 초대되어 작가로서도 인정받게 된다. 김한용 아카이브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 스틸 컷은 한국에서 사진가로서의 행보를 보여주는 주요 작품인 한편,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대중문화를 선도한 한국 영화 성공의 시발점을 볼 수 있는 영화사의 연구자료이다. 


전시는 김한용의 아카이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점으로 구성된다. 13편의 영화의 스틸 컷이 극장 가판의 영화홍보와 같이 전시되며, 감독, 스텝, 조명, 현장 로케, 극장, 간판 등의 오프 스크린의 모습이 전시된다. 사진과 함께 전시기획자(한금현), 영화사연구가(공영민), 현대미술비평가(이영준, 계원예술대학 교수), 출판기획자(김정은, 이안북스·더레퍼런스 디렉터)가 각기 다른 관점에서 김한용의 스틸 컷을 조망하는 글이 함께 보여진다. 전시와 같은 구성의 사진집이 출간되며, 전시로 보여주지 못한 다량의 작품이 수록된다. (스틸 컷: 1950-1960년대 김한용 아카이브, 이안북스) 이번 전시와 출판을 계기로 관객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배우와 감독의 전성기 모습과 한국 영화 초기 제작 상황을 볼 수 있으며, 사진에 담긴 영화 내의 장치, 풍속, 시대상, 의식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 스틸 컷을 비롯한 김한용 아카이브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에 의해 다각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전시 기획자 / 한금현 

서울을 기반으로 국제적으로 현대미술 관련 활동을 하며, 국내외 다수의 기관과 협력하여 전시, 공공 아트 프로젝트, 사진 아카이브 수집, 논문 발표 등을 하고 있다. 2007년 「동시대 한국 사진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책임연구원으로 한국 근현대 사진아카이브 37,000여 점을 구축하였다. 사진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한 주요 전시로는 《Turbulent Transition: Photographic Messages from Korea》(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전시, 스트라스부르그, 프랑스, 2016), 《DMZ》(문화역서울 284, 2019), 《언커미셜: 김한용 특별전》(일민미술관, 2022) 등이 있다. 그 밖에 《기업보고서: 대우 1967-1999》(아트선재센터, 2017), 매일유업, 경방 등의 기업 아카이브 전시를 기획하였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을 역임하였다. 



■ 이안북스 출판사 

2007년 아시아 예술사진 전문지 『IANN』 창간을 시작으로 《사진책도서관》(서울사진축제, 2010), 《대구사진비엔날레》(2012), 《더레퍼런스 아시아》(2019) 등에서 다수의 전시 및 출판 프로젝트를 기획해왔다. 스페이스22와 공동기획물로 2019년부터 한국 근현대 사진아카이브 시리즈를 발간해왔으며, 대표적으로 이갑철의 『충돌과 반동』(2019), 임응식의 『부산에서 서울로』(2020), 이정진의 『심마니』(2021) 등이 있다. 2018년부터는 ‘예술과 전시가 있는 서점, 더레퍼런스’라는 명칭의 복합문화공간을 설립하여 개성 강한 아트북 콘텐츠를 선보이는 전시공간이자 서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