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강남)
SIMMANI
2021-06-02-2021-06-29
이정진
 
 

■전시소개

 

SPACE22는 뉴욕을 거점으로 국제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정진작가의 초창기 사진연작 〈SIMMANI〉를 다가오는 6월 2일(수)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시간의 개념을 초월하며 장대한 자연 풍광을 시적으로 표현해 온 사진작가 이정진의 초기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지며, 미발표 작품을 추가한 총73 점의 사진이 수록된 『SIMMANI』 사진집과 스페셜 에디션을 이안북스 출판사와 함께 발간한다.

이정진은 한지 위에 광활한 자연을 수묵화처럼 수놓는 대표적인 한국 여성사진가이자 세계적 명성을 쌓아 가며 일찍이 사실성과 기록성에 본질을 둔 다큐멘터리 사진의 객관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시각매체이자 조형예술로서의 주관적인 사진 세계를 구축하는데 전념해 왔다. 이번 전시 〈SIMMANI〉는 ‘뿌리 깊은 나무’ 잡지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던 시기에 탄생한 보기 드문 다큐멘터리 작업을 담은 수작으로서, 35여 년 전 울릉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노부부를 담은 이정진의 초창기 기록 사진이 주를 이룬다. 1987년부터 1년간 울릉도를 촬영하며 기록한 이 시리즈는 포토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며, 1998년 『먼 섬 외딴 집』이란 제목으로 전시와 출판이 된 바 있다. 그로부터 33년 후, 이정진은 사진의 환기력과 기록적 가치로서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 사진들을 다시 정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 연작의 본래 제목이었던 “먼 섬 외딴 집” 은 산삼을 캐러 울릉도로 들어간 채 노인의 삶에 주목하면서 다시“ 심마니” 라는 이름으로 재구성되었다.

이안북스의 김정은 편집장은 『SIMMANI』 사진집에서 특히 눈여겨 볼 지점으로 ‘자연의 일부를 통해 전체를 통찰하는 작가의 관념적 시선’ 너머에 일기장처럼 당시 노부부의 삶을 담담히 기록한 작가의 글에 주목할 것을 당부한다. 젊은 여성사진가 눈에 비친 울릉도의 척박한 땅을 일구고 심마니로 살아가는 노부부의 삶과 정신세계는 낯설고 신비롭지만 동시에 사진의 본질에 대해 의구심도 역력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폭설이 내리고 풍랑이 심해지면 육지로 가는 뱃길이 막히는 일이 허다한 그 곳에서, 긴 겨울을 보내는 두 노인 곁에서, 때로는 더덕을 함께 다듬으며 척박한 자연 속에서 사진과 글은 낯설어진 울릉도의 풍경을 신비스럽게 소환한다. 무엇보다 다큐멘터리의 진정한 의미는 켜켜이 쌓여간 사진 속 시간의 무게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이정진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작가소개


이정진 | Jungjin Lee

홍익대 공예과 재학시절 사진을 처음 시작하여 졸업 후 『뿌리 깊은 나무』 잡지사 사진기자로 2년간 일하는 동안 개인 프로젝트로 울릉도 심마니의 삶을 1년 동안 기록하고 전시, 출판(『먼섬외딴집』,열화당, 1988) 이후 1988년 도미하여 본격적으로 사진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다. 뉴욕대학교 사진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로버트 프랭크의 조수를 하면서 그로부터 예술가로서의 큰 영감을 받는다. 1990-95년 사이 미국 사막을 여행하면서〈American Desert〉 4개의 시리즈를 제작했다. 그 시절 한지에 사진 인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인화지를 탈피한 큰 스케일의회화적 사진을 제작하는데 그녀의 독특한 테크닉들은 이후 이정진의 작업을 이해하는데 큰 밑바탕이 되고 있다.

1997-2009년 한국에서 〈파고다(Pagoda)〉시리즈, 〈부다(Buddha)〉시리즈, 〈길 위에서(On Road)〉, 〈Wind〉시리즈를 제작 하였고, 2009년부터 현재까지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0-11년 스테판 쇼어, 토마스 루프, 쿠델카 등 국제적인 작가 12명과 함께 이스라엘/팔레스타인프로젝트 “This Place” 참가하여 〈Unnamed Road〉를 제작 하였고 이 공동 프로젝트는 4년간 브루클린뮤지엄, 베를린박물관 등 다수 미술관에서 순회 전시하였다. 2016년 스위스 윈터투어미술관에서 《Echo》 회고전을 개최하였고 이 전시는 2018 국립현대미술관과 과천관전시로 이어졌다. 

이후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오프닝(Opening)〉, 〈보이스(Voice)〉 등 왕성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뉴욕메트로폴리탄박물관, 휘트니미술관, 휴스턴미술관, 호주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과천관 등에서 다수 소장하고 있으며 작품집으로 『먼 섬 외딴 집』(열화당, 1988), 『Wind』(SEPIA INTERNATIONAL INC, 2009), 『Unnamed Road』(MACK, 2014), 『Everglades』(NAZRAELI PRESS, 2016, 『Opening』(NAZRAELI PRESS, 2017), 『Desert』(RADIUS BOOKS, 2017) 등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