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들을 이렇게 경이롭게 했는가
2025.09.17 ~ 2025.10.02
김정대

우리는 알 수 없는 '어떤 힘'의 불가해한 운명에 의해 이곳에 던져졌다.
각 존재는 고유한 시련을 마주하며 그 길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

어떤 이는 시련을 딛고 성장하고,
어떤 이는 타협 속에서 잉여의 시간을 보내며,
어떤 이는 애쓰다 지쳐 스스로 마침표를 찍게 된다.
시련을 이겨낼 능력조차 부여받지 못한 이들에게, 그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어떤 힘'도 그 사실을 알지만, 무심한 방관과 차가운 침묵으로 일관할 뿐이다.

그들은 원치 않았던 이곳에 내던져져 살고 있다.
바란 터전도, 시련도 아니었다.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지 묻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이미 깨달았다.
그저 이곳을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알 수 없는 '어떤 힘'은 그들의 고통과 갈망을 외면했으나,
나는 그들을 오염된 곳에서 거두어 기록하고,
잔혹한 운명의 자리 폐기물에서 떼어내어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땅에 묻어주고 작업을 갈무리한다.

나는 '어떤 힘'보다 강하거나, 위대하지 않다.
'어떤 힘'이 방관만 하고 있을 때, 그들을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고 있다.
그들에게 하나의 '절대자'로 존재한다.

 

<작업과정>

바다, 강 하구 늪지대 수풀 속에 있는 쓰레기 부유물에서 자라는 식물을 수거합니다.

수거 현장 주변 또는 스튜디오로 가져와 촬영합니다.

야외 촬영은 그들이 꽃 길만 걷기를 바라는 마음에 꽃 천을 사용했으며,

실내 촬영은 ESG 작품 활동을 위해 종이 배경을 사용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이용해

배경에 비춰 촬영합니다. 

촬영을 마치고 식물 비참하게 살고 있던 쓰레기에서 분해해 땅에 심어 주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환경과 인간,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운명에 대한 비참함과 그들에게 운명을 결정하고 주었던 주체자의 방관자적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