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bi
2025.01.07 ~ 2024.12.24
채미경
작가노트
‘코로나 시절’은 암담하고 참혹했다. 사업체가 있는 명동은 텅 빈 유령 도시로 변해갔다. 그 많던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외국인 관광객과 손님으로 북적이던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는 것을 보며 사업을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에 있는 딸도 코로나로 인해 운영했던 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하였다.
그 불안했던 순간에 폐허가 된 도시에서 그동안 내가 상상했던 사진 이미지를 만났다. 그것은 추상적이며 회화적인 것들로, 이 이미지들과의 만남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내가 만난 것들은 처음보다 더 추하게 변했거나 어떤 것은 그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게 사라졌다. 그리고 코로나, 명동은 나에게 유령도시로 남겨졌다.
그 속에 나도 있었다.
나는 평소에 어떤 일을 겪을 때마다, ‘나는 왜 여기에 서 있는가'라고 질문을 하곤 하였다.
도시의 욕망들의 충돌, 이 욕망들의 마주침이 갈등과 조화 속에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나에게 이 ‘흐름’은 어떤 의미일까?
가진 자와 그러지 못한 자의 중간지대가 떠 올랐다. 이 작업은 ‘유령도시’가 중간지대로 재의미화 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수묵의 형식을 통해 이 중간 지대를 표현해 봤다. (채미경)